챕터 6

여러 파일·시트 다루기 — 부서별 분리·다수 파일 통합

여러 시트와 파일에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거나, 반대로 기준에 따라 부서별·항목별로 나누는 대량 처리 작업을 AI로 설계하는 법을 다룹니다.

한 파일을 넘어서면 시작되는 지옥

5장에서 반복작업을 VBA 매크로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진짜 시간을 잡아먹는 건 한 파일 안이 아니라, 파일과 파일 사이입니다.

월별로 쪼개진 매출 시트 열두 개를 하나로 합치는 일. 전국 지점이 보내온 양식 서른 개를 취합하는 일. 이런 건 손으로 복사·붙여넣기를 하다 보면 오후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꼭 한두 줄을 빠뜨립니다.

이번 장은 그 "파일 사이"의 작업을 AI에게 넘기는 이야기입니다. 크게 두 방향, 합치기와 나누기입니다.

흩어진 걸 하나로 — 통합

같은 형식의 데이터가 여러 시트나 파일에 흩어져 있으면, 합치는 규칙은 단순합니다. ChatGPT 같은 AI에게 구조를 알려주고 통합 방법을 시키면 됩니다.

이 엑셀 파일에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 시트가 있어. 각 시트는 열 구조가 같아(날짜·거래처·금액). 이걸 '전체'라는 새 시트 하나로,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이어 붙여 모으고 싶어. 시트가 많으니 VBA 매크로로 만들어 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미리 그려 두면 검증이 쉽습니다. 위 요청이면 '전체' 시트에 1월 첫 행부터 12월 마지막 행까지 세로로 죽 이어진 하나의 표가 나와야 합니다. 제목 행이 열두 번 반복되면 안 되고, 딱 한 번만 맨 위에 있어야 하죠. 이런 기대치를 요청에 함께 적어 두면 AI가 그에 맞춰 코드를 짭니다.

여기서 규모에 따라 방법이 갈립니다. 시트가 두세 개뿐이면 매크로까지 갈 것 없이 "이 세 시트를 아래로 이어 붙이는 방법 알려줘" 정도로 충분합니다. 반복해서 갱신할 일이면 파워쿼리라는 기능이 맞습니다. "매번 새 데이터가 들어와도 자동 갱신되게 하고 싶어"라고 하면 파워쿼리 방식을 안내해 줍니다. 반대로 시트나 파일이 열 개를 넘어가면 매크로가 답입니다.

5장에서 만든 매크로 흐름이 여기 그대로 이어집니다. 코드를 받아 붙여넣고, 안 되면 오류 메시지를 그대로 AI에게 보여주며 고치면 됩니다. 어떤 방법이 내 상황에 맞는지 모르겠으면, 시트가 몇 개인지 알려주고 물어보세요. 그 판단까지 AI가 대신 해 줍니다.

여러 개의 별도 파일을 합칠 때는 한 가지를 더 알려주세요. "지정한 폴더 안의 모든 엑셀 파일을 열어 첫 시트를 통합해 줘"처럼 대상 범위를 분명히 하는 겁니다. 그래야 AI가 폴더를 순회하는 코드를 만듭니다.

하나를 여럿으로 — 분리

반대 방향도 자주 필요합니다. 전 직원 명단 하나를 부서별 파일로 쪼개 각 팀장에게 보내는 일 같은 거죠.

A열에 부서, 나머지 열에 직원 정보가 있는 표야. 부서 값을 기준으로 시트를 나눠서, 부서 이름으로 된 시트에 각각 담아 줘. 부서가 늘어나도 자동으로 시트가 생기게 VBA로.

이렇게 하면 부서가 다섯 개든 스무 개든 한 번에 갈라집니다. 파일로까지 따로 저장하고 싶으면 "부서별로 별도 엑셀 파일로 저장"을 덧붙이면 됩니다. 손으로 필터 걸어 복사하던 일이 클릭 한 번이 되는 셈입니다.

분리는 특히 "기준 열"을 뭘로 잡느냐가 중요합니다. 부서로 나눌지, 지역으로 나눌지, 월로 나눌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죠. 그래서 요청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지"를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적으세요.

한 가지 함정만 미리 짚겠습니다. 기준 열에 빈 값이 섞여 있으면, 그 행들은 어느 시트에도 안 들어가고 조용히 누락됩니다. 부서가 안 적힌 직원 몇 명이 통째로 사라지는 식이죠. 그래서 나누기 전에 "부서 열에 빈 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 줘"를 한 번 돌려 두면 안전합니다. 이건 잠시 뒤 검증 이야기와 곧바로 이어집니다.

합치기·나누기의 전제 조건

여기서 초보와 실전이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파일마다 열 순서나 이름이 조금씩 다르면, 통합 결과가 엉뚱하게 어긋납니다. 어떤 파일은 '금액', 어떤 파일은 '매출액'이면 AI도 같은 열로 못 붙입니다. 금액 칸이 통째로 비어 나오거나, 엉뚱한 열에 숫자가 들어가죠.

그래서 합치기 전에 형식부터 통일하세요. 3장에서 다룬 표준화가 여기서 밑작업이 됩니다. "이 파일들의 열 이름을 날짜·거래처·금액으로 통일해 줘"를 먼저 돌린 뒤 통합하면 훨씬 깔끔합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정리가 먼저, 통합이 나중입니다.

대량 처리일수록 검증부터

파일을 넘나드는 작업은 잘못돼도 눈에 잘 안 띕니다. 시트 열두 개를 합쳤는데 한 시트가 통째로 빠져도, 표만 보면 그럴듯하거든요.

그래서 숫자로 대조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통합: 원본 시트별 행 수를 다 더한 값 = 통합 결과의 행 수. 이게 안 맞으면 빠진 시트가 있는 것.
  • 분리: 나눠진 시트들의 행 수 합 = 원본 행 수. 남거나 모자라면 기준 열에 빈 값이 있었던 것.

예를 들어 월별 시트 행 수가 각각 100, 98, 105… 이렇게 해서 다 더하면 1,200인데, '전체' 시트가 1,100행이면 어딘가 한 달치가 통째로 날아간 겁니다. 표만 훑어봐서는 절대 못 잡습니다. 이 한 줄 대조가 그걸 잡아내죠.

AI에게 "통합 후 원본 행 수 합과 결과 행 수가 같은지 확인해 줘"라고 검증까지 시키면 더 안전합니다. 대량 처리는 속도보다 정확성이 생명이니, 이 확인을 건너뛰지 마세요.

다음 챕터에서는 지금까지 "AI"라고 뭉뚱그려 부른 도구들, 즉 ChatGPT·Copilot·Gemini·스마트시트 등 엑셀 AI 도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