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7

하나로 몰기 vs 여러 개 — 조합 전략과 중복 피하기

구독 하나로 몰아 쓰는 것과 용도별로 여러 개를 쓰는 것의 손익을 따지고, 겹치는 기능에 중복 지출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역량을 채우는 조합 전략을 제시합니다.

앞 장에서는 무료 티어를 한계까지 짜내는 법과, 어떤 신호가 오면 유료로 갈아탈지를 정리했습니다. 유료 하나를 들이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 새 고민이 따라옵니다. 그 하나에 모든 걸 몰아 쓸 것인가, 아니면 용도별로 두세 개를 나눠 들 것인가입니다. 여기서 판단을 잘못하면 겹치는 기능에 매달 두 번씩 돈을 내게 됩니다.

하나로 몰기 vs 여러 개, 무엇이 갈리나

핵심은 취향이 아니라 당신의 작업이 한 우물인지 여러 우물인지입니다.

하나로 몰기가 맞는 사람

용도가 뚜렷하게 하나로 수렴한다면 몰기가 유리합니다. ChatGPT 하나로 대화, 이미지, 파일 분석까지 대부분을 처리하는 식입니다. 결제와 해지를 한 곳만 관리하면 되고, 대화 이력과 설정이 흩어지지 않습니다. 매달 20달러 안팎 하나면 끝이라 총비용도 예측하기 쉽습니다.

  • 하루 대부분을 한 가지 작업(예: 글쓰기)에 쓴다
  • 여러 창을 오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 구독을 하나로 묶어 지출을 단순하게 두고 싶다

여러 개가 맞는 사람

작업의 결이 서로 다르면 한 도구로는 어딘가 늘 아쉽습니다. 검색은 Perplexity, 코딩은 Claude, 범용 대화는 ChatGPT로 나누는 식입니다. 각 영역에서 가장 잘하는 도구를 쓰니 결과물의 천장이 높아집니다. 대신 관리할 구독이 늘고 비용도 곱절로 붙습니다.

개인용 유료 플랜은 ChatGPT Plus, Claude Pro, Perplexity Pro가 모두 월 20달러 안팎입니다(2026-09, 각 사 요금 페이지). 두 개면 40달러, 부가세와 환율까지 얹으면 체감 6만 원을 넘습니다.

기능 중복부터 찾아내기

여러 개를 검토하기 전에 반드시 할 일이 있습니다. 겹치는 기능에 두 번 내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실전에서 새는 돈은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넷 다 겹치는 영역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는 하나같이 일상 대화와 글쓰기를 합니다. 이 공통 역량만 보고 두 개를 결제하면, 사실상 같은 기능에 값을 두 번 치르는 셈입니다. 대화와 글쓰기가 주 용도라면 유료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용도가 뚜렷이 다를 때만 추가

두 번째 구독은 첫 번째가 못 하는 일을 채울 때만 정당합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 첫 도구의 유료 한도에 그 기능 때문에 자주 막히는가
  • 그 일이 매일 반복되는 주 업무인가
  • 두 번째 도구가 그 영역에서 뚜렷이 더 나은가

세 가지가 모두 예일 때만 추가하세요. 실시간 출처가 붙는 검색(Perplexity의 Pro Search는 무료 하루 5회 제한)이나 긴 코드 작업(Claude Code)처럼, 첫 도구가 구조적으로 약한 지점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가끔 이미지도 만들고 싶어서"처럼 어쩌다 한 번 쓰는 기능 때문에 두 번째 유료를 들이는 건 거의 손해입니다. 그 정도 빈도는 첫 도구의 기능이나 무료 티어로도 충분히 감당됩니다.

한 가지 더 흔한 함정이 있습니다. 업무자동화가 필요할 때 대화형 도구를 하나 더 얹는 대신, n8n이나 Zapier 같은 연결 도구로 이미 쓰는 AI를 자동화 흐름에 끼우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역량이 겹치지 않으니 중복 지출이 아니라 확장입니다.

예산 구간별 현실적인 조합

같은 예산이라도 어떻게 나누느냐로 만족도가 갈립니다. 아래는 월 지출별 현실적인 구성입니다(원화는 환율과 부가세에 따라 변동).

월 예산 추천 구성 이런 사람에게
0원 ChatGPT(텍스트 무제한) + Gemini + Perplexity 무료 조합 가끔 쓰는 검색 대체, 짧은 대화 위주
약 3만 원 유료 1개(범용) + 나머지는 무료 병행 하루 여러 번 쓰고 한 영역이 주 업무
약 6만 원 유료 2개(예: 범용 + 검색 또는 코딩) 결이 다른 작업 두 개가 매일 매출과 직결

월 0원 — 무료 조합

무료만으로도 꽤 멀리 갑니다. 텍스트는 ChatGPT가 사실상 무제한(2026-08-06부터), 실시간 검색은 Perplexity 기본 검색, 이미지가 필요하면 Gemini 무료를 번갈아 씁니다. 한 곳에서 막히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고를 감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최적입니다.

약 3만 원 — 유료 하나 + 무료들

가장 무난한 구간입니다. 주력 하나만 유료로 뚫고(대개 ChatGPT나 Claude), 검색과 이미지는 무료 티어로 받칩니다. 대부분의 개인 사용자에게 이 조합이 만족도 대비 지출이 가장 좋습니다.

약 6만 원 — 유료 둘

작업의 결이 확실히 둘로 갈릴 때만 갑니다. 범용 대화 겸 글쓰기에 하나, 검색이나 코딩 전용으로 하나입니다. 이 지출을 정당화하려면 두 영역이 모두 수입과 직결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3만 원 구간으로 내려오는 편이 낫습니다.

총소유비용으로 다시 계산하기

표시 요금만 보면 착시가 생깁니다. 4장과 5장에서 짚었듯, 한국에서 실제로 빠져나가는 돈은 표시가에 부가세 10%와 카드사 환율을 더한 값입니다. 20달러 플랜이 원화로는 3만 원을 넘어 청구되는 이유입니다. 두 개를 들면 이 웃돈도 두 배로 붙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구독을 고민할 때는 "월 20달러 더"가 아니라 "부가세와 환율까지 얹은 실제 총소유비용이 그 기능값을 하는가"로 물어야 합니다. 사업자라면 결제 시 사업자등록번호 입력으로 부가세를 면제받는 길도 있으니(5장 참조) 함께 따져 보세요. 도구를 실제로 어떻게 엮어 쓰는지는 AI 꿀조합에서 워크플로우 단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몰기냐 나누기냐는 성향이 아니라 작업의 결과 예산으로 결정됩니다. 대화와 글쓰기처럼 겹치는 역량에는 한 번만 내고, 두 번째 지출은 뚜렷이 다른 용도를 채울 때만 승인하세요.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 고른 조합이 6개월 뒤에도 후회가 없도록, 해지와 전환, 재평가를 언제 어떻게 할지 체크리스트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