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2

루프의 기본 구조 — 생성·평가·교정·반복

모든 AI 루프가 공유하는 4단계 뼈대(생성→평가→교정→반복)와, 루프를 언제 멈출지 결정하는 종료 조건 설계법을 다룹니다.

모든 루프는 네 단계로 돈다

1장에서 원샷의 천장을 봤습니다. 이번엔 그 천장을 뚫는 루프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뜯어보겠습니다.

복잡해 보여도 뼈대는 늘 같습니다. 생성 → 평가 → 교정 → 반복, 이 네 단계입니다.

단계 하는 일 한 줄 예시
생성 일단 결과를 만든다 "제품 소개 글을 써 줘"
평가 그 결과를 기준에 대본다 "설득력이 약한 문장을 찾아"
교정 지적을 반영해 고친다 "그 문장들을 고쳐 다시 써"
반복 조건이 될 때까지 다시 돈다 기준을 넘을 때까지

원샷은 이 중 "생성"에서 멈춘 상태입니다. 루프는 여기에 평가와 교정을 붙이고, 조건이 될 때까지 다시 돌립니다. 그게 전부예요.

재미있는 건, 이 네 단계가 우리가 이미 하는 일과 똑같다는 점입니다. 보고서를 쓰고(생성), 다시 읽으며 이상한 데를 찾고(평가), 고치고(교정),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합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던 걸 AI에게 말로 시키는 것뿐입니다.

평가가 루프의 심장이다

네 단계 중 사람들이 가장 자주 빼먹는 게 평가입니다. "다시 써 줘"만 반복하면 AI는 방향 없이 표류합니다. 그러면 세 번을 돌려도 첫 답과 비슷한 자리를 맴돕니다.

좋은 평가는 기준이 분명합니다. 같은 요청도 이렇게 갈립니다.

  • 나쁜 평가: "좀 더 좋게 고쳐 줘"
  • 좋은 평가: "전문 용어를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바꾸고, 한 문장에 메시지 하나만 담아 줘"

앞의 것은 AI가 "좋게"를 제멋대로 해석합니다. 뒤의 것은 고칠 방향이 정해져 있어 교정이 뾰족해집니다. 평가 기준이 곧 결과의 방향키인 셈입니다.

자기소개서 한 문장으로 예를 들어보죠. "저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합니다"라는 밋밋한 문장에 "좋게 고쳐 줘"라고 하면 "저는 매우 성실하며 뛰어난 책임감을 지녔습니다" 정도로 형용사만 붙습니다. 여전히 밋밋하죠. 반면 "추상적인 강점을 구체적 경험으로 바꿔 줘"라고 잣대를 주면 "3년간 마감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처럼 확 달라집니다. 같은 문장, 같은 AI인데 평가 기준 하나가 결과를 가릅니다.

기준을 짤 때는 "무엇을 보는지"를 두세 개로 좁히세요. 열 개를 늘어놓으면 AI가 다 얕게 훑고 지나갑니다. 이 잣대는 3장에서 AI에게 직접 채점을 시킬 때 그대로 재활용됩니다.

언제 멈출까 — 종료 조건

루프는 알아서 멈추지 않습니다. 멈추는 조건을 사람이 정해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7장에서 다룰 무한루프로 갑니다.

실전에서 쓰는 종료 조건은 보통 셋 중 하나입니다.

  • 품질 기준 도달 정해둔 체크리스트를 모두 통과하면 멈춥니다. 결과가 좋으면 일찍 끝나는 방식입니다.
  • 횟수 상한 "최대 3바퀴"처럼 못을 박습니다. 대개 3~4바퀴면 개선이 거의 멈추니, 그 언저리가 적당합니다.
  • 개선 정체 직전 바퀴와 비교해 나아진 게 없으면 멈춥니다. "더 고칠 게 없으면 STOP이라고 답해"를 조건으로 걸어두면 됩니다.

가장 안전한 건 "품질 기준"과 "횟수 상한"을 함께 거는 방식입니다. 기준을 넘으면 일찍 끝내고, 못 넘어도 상한에서 강제 종료합니다. 하나만 걸면 둘 중 하나로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간단한 루프 하나 짜보기

말로만 들으면 감이 안 오니 짧은 예를 보겠습니다. 고객 사과 이메일을 다듬는 루프입니다.

1단계(생성): 아래 상황으로 사과 이메일 초안을 써 줘. 2단계(평가): 이 초안을 "진정성·간결함·해결책 제시" 세 기준으로 채점하고, 가장 약한 항목을 짚어 줘. 3단계(교정): 그 항목을 고쳐 다시 써 줘. 4단계: 세 기준이 모두 만족스러우면 멈추고, 아니면 2단계로 돌아가 (최대 3바퀴).

여기엔 네 단계가 다 들어 있습니다. 생성하고, 기준으로 평가하고, 교정하고, 종료 조건(세 기준 통과 또는 3바퀴)에서 멈춥니다.

한 가지 흔한 실수를 짚자면, 종료 조건을 안 넣고 "계속 고쳐 줘"라고만 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AI가 멈출 지점을 몰라 멀쩡한 문장까지 계속 손대다 오히려 나빠집니다. 종료 조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기억해 두세요.

이 뼈대만 손에 익으면 나머지는 응용입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이 뼈대를 가장 손쉽게 돌리는 방법, 즉 AI에게 자기 답을 스스로 채점하고 반박하고 고치게 만드는 자기비판 루프와, 복사해서 바로 쓰는 프롬프트를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