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기획과 공고 작성: 매력적이고 편향 없는 채용공고를 AI로
직무 요건을 역량 기준으로 구조화하고, 차별 소지 없는 채용공고를 AI로 작성해 자사 페이지와 채용 플랫폼에 맞게 최적화하는 절차와 프롬프트를 다룹니다.
1장에서는 채용을 여덟 단계 파이프라인으로 나누고, AI가 맡을 '작업'과 사람이 쥐어야 할 '판단'을 구분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인 '공고 작성'은 그 원칙을 처음 실전에 적용하는 지점입니다. 공고는 지원자가 회사를 만나는 첫 문서이자, 잘못 쓰면 그 자체로 법을 어기게 되는 문서이기도 합니다. AI에게 초안을 맡기되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는 사람이 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의 2025년 조사에서 채용 AI의 세부 용도 1위가 바로 직무기술서 작성(66%)이었습니다. 담당자들이 가장 먼저 AI에 맡기는 일이 공고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절차를 제대로 세워 둘 값어치가 있습니다.
공고보다 먼저, 직무 요건을 정리합니다
좋은 공고는 좋은 요건 정의에서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흐릿한 상태로 AI에 "공고 써 줘"라고 하면, 그럴듯하지만 아무나 지원할 만한 밋밋한 글이 나옵니다.
'스펙'이 아니라 '역량'으로 적습니다
요건을 학력·전공·연차 같은 자격 요소로만 적으면, 실제 일을 해낼 사람을 놓치기 쉽습니다. 대신 "이 자리에서 3개월 뒤 무엇을 해내야 하는가"를 먼저 적고, 그 성과에 필요한 역량을 뽑아내는 순서가 낫습니다.
- 해야 할 일: 채용 첫 분기에 완수해야 할 구체적 과업 3~5개
- 핵심 역량: 그 과업을 해내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태도
- 필수와 우대의 구분: 없으면 안 되는 것과 있으면 좋은 것을 분리
이렇게 나눠 두면 뒤이어 서류 기준(3장)과 면접 질문(4장)까지 같은 뼈대를 재사용하게 됩니다.
요건 구조화 프롬프트
머릿속의 막연한 상을 AI에게 정리시키는 프롬프트입니다. 대화형으로 몇 번 되물어 다듬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당신은 채용 담당자를 돕는 어시스턴트입니다. 아래 직무의 요건을 다음 형식으로 정리해 주세요. (1) 입사 후 첫 3개월 핵심 과업 3~5개 (2) 각 과업에 필요한 역량(지식/기술/태도) (3) 필수 요건과 우대 요건 분리 단, 나이·성별·출신지역·용모·혼인 여부 등 직무와 무관한 조건은 넣지 마세요. 직무: (예) 5인 규모 스타트업의 콘텐츠 마케터. 블로그·뉴스레터·SNS 운영 담당.
ChatGPT나 Claude 같은 범용 AI가 이런 구조화에 두루 쓰입니다. 장문의 정책성 정리에는 긴 문서에 강한 도구가, 워크스페이스 문서와 함께 작업할 때는 Gemini나 Microsoft Copilot처럼 사무 환경에 붙어 있는 도구가 편합니다.
차별 표현을 걸러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고 작성에서 가장 먼저 챙길 것은 매력이 아니라 적법성입니다. AI가 뽑아 준 문장에 무심코 차별 소지가 섞이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법이 금지하는 표현
한국의 채용 관련 법은 공고 단계에서 몇 가지를 분명히 금지합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모집·채용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을 금지하며, 모집·채용에서의 위반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 따릅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성별 차별과, 여성에게만 용모·신체조건·미혼 조건을 두는 것을 금지합니다. 채용절차법(상시 30명 이상 사업장 적용) 제4조의3은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개인정보 요구 자체를 금지합니다.
| 피해야 할 표현 | 문제 | 대안 |
|---|---|---|
| "만 30세 이하 우대" |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제한 | 연령 조건 삭제, 필요 역량으로 대체 |
| "남성 우대", "여직원 모집" | 성별 차별 | 직무 중심 표현으로 통일 |
| "밝고 예쁜 이미지" | 용모·신체조건 요구 | 고객 응대 역량 등 직무 언어로 |
| "가족 부양 부담 없는 분" | 혼인·가족 상황 요구 | 삭제 |
| "장기 근속 가능한 젊은 분" | 연령 간접 차별 | "장기적으로 함께할 분" |
주의할 지점은 간접 차별입니다. 성별·연령을 직접 쓰지 않아도, 그와 상관된 표현("체력이 좋은 젊은 감각" 등)으로 특정 집단을 걸러내면 같은 문제가 됩니다. 1장에서 본 아마존 사례가 극단적 예입니다. 아마존의 채용 AI는 'women's'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력서에 감점을 줬는데, 성별을 직접 보지 않고도 성별과 상관된 단어로 차별한 셈입니다.
차별 검수 프롬프트
작성한 공고 초안을 AI에게 한 번 더 검수시키는 단계를 넣으면 실수를 크게 줄입니다.
아래 채용공고에서 한국의 채용 관련 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채용절차법 제4조의3)에 저촉될 수 있는 표현을 찾아 주세요. 각 항목마다 (1) 문제가 되는 문장 (2) 이유 (3) 대체 문장을 제시하고,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문구도 표시해 주세요. [공고 원문 붙여넣기]
다만 AI의 검수는 참고일 뿐 최종 판단이 아닙니다. 법 해석은 사례에 따라 갈리므로, 인원 규모가 크거나 애매한 문구는 사람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매력적인 공고로 다듬습니다
법적 문제를 걸러냈다면 이제 지원하고 싶게 만드는 단계입니다. 좋은 공고와 나쁜 공고의 차이는 대개 '구체성'에서 갈립니다.
좋은 공고 vs 나쁜 공고
같은 자리를 두고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지원자가 받는 인상이 달라집니다.
| 항목 | 나쁜 공고 | 좋은 공고 |
|---|---|---|
| 업무 | "마케팅 업무 전반" | "월 4회 뉴스레터 기획·발송, 블로그 주 2편 작성" |
| 자격 | "관련 경력자" | "SNS 채널 운영 경험, 성과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분" |
| 보상 | "회사 내규에 따름" | "3,600만~4,200만원, 경력에 따라 협의" |
| 성장 | (없음) | "6개월 뒤 채널 전략을 직접 설계하는 역할로" |
| 문화 | "열정적인 분" | "주 1회 회고, 실패를 공유하는 팀" |
모호한 표현은 지원자에게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회사"라는 신호를 줍니다. 특히 보상 구간을 미리 밝히면 지원자가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쉬워, 서로의 시간을 아끼는 방식으로 실무에서 점점 권장되고 있습니다.
초안 작성 프롬프트
앞서 정리한 요건을 그대로 넣어 초안을 만듭니다. 회사 정보를 함께 주면 톤이 살아납니다.
아래 정보로 채용공고 초안을 작성해 주세요. 구성은 (1) 한 줄 소개 (2) 우리가 하는 일 (3) 담당 업무(구체적 과업) (4) 필수·우대 요건 (5) 처우·근무 조건 (6) 지원 방법 순으로. 과장·상투어를 빼고 구체적 사실 위주로 쓰고, 나이·성별·용모 등 직무 무관 조건은 넣지 마세요. 회사: (규모·업종·분위기) / 직무 요건: (앞 단계 결과 붙여넣기)
슬라이드형 채용 설명 자료나 회사 소개 문서가 함께 필요하다면 Gamma 같은 도구로 공고 내용을 덱으로 빠르게 옮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도구를 엮는 구체적 조합은 꿀조합에서 참고하면 됩니다.
채널별로 공고를 최적화합니다
같은 공고라도 자사 채용 페이지, 채용 플랫폼, SNS는 읽는 맥락이 다릅니다. 하나의 원본에서 채널별 변형을 만드는 것이 AI가 특히 잘하는 일입니다.
자사 페이지와 채용 플랫폼은 목적이 다릅니다
자사 채용 페이지는 이미 회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들어오는 곳이라 문화·성장·팀 이야기를 길게 풀어도 좋습니다. 반면 채용 플랫폼(사람인·잡코리아·원티드 등)은 여러 공고와 나란히 노출되므로, 제목과 첫 줄에서 직무·핵심 조건이 바로 읽혀야 합니다. 국내 채용 플랫폼들은 AI 기반 공고-후보 매칭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직무명과 핵심 역량을 명확히 적을수록 매칭 품질도 올라갑니다.
아래 원본 공고를 세 가지 버전으로 다시 써 주세요. (1) 자사 채용 페이지용: 회사 문화·성장 기회를 살린 300~400자 (2) 채용 플랫폼용: 제목 + 핵심 조건이 앞에 오는 요약형 (3) SNS 공유용: 두세 문장 후킹 문구 + 지원 링크 안내 세 버전 모두 직무 무관 조건(나이·성별 등)은 넣지 마세요. [원본 공고 붙여넣기]
사람이 마지막에 확인할 것
AI가 채널별 변형까지 만들어 줘도, 발행 전 사람의 검토 한 겹은 남겨 둡니다. 확인할 항목은 세 가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 사실 확인: 보상·근무지·마감일 등 숫자와 조건이 실제와 맞는가
- 차별 표현 재점검: 채널별로 다시 쓰면서 걸러낸 표현이 되살아나지 않았는가
- 톤 일관성: 회사가 실제로 지원자를 대하는 태도와 문장의 온도가 맞는가
한국의 지원자 상당수가 자기소개서 작성에 이미 생성형 AI를 쓰고 있고(무하유 발표, 2025), 기업의 69.2%가 지원자의 AI 활용 역량을 본다는 대한상의 조사(2025년 하반기, 약 500개사)도 있습니다. 다만 이 69.2%는 "기업이 AI로 채용한다"가 아니라 "지원자의 AI 역량을 평가에 넣는다"는 뜻이니 도입률과 혼동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공고에서 요구하는 역량에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해 본 경험" 같은 항목을 넣을지도 이 맥락에서 판단하면 됩니다.
이번 장에서는 직무 요건을 역량 기준으로 구조화하고, 차별 표현을 걸러 매력적인 공고를 만든 뒤 채널별로 변형하는 절차와 프롬프트를 살펴봤습니다. 공고로 지원자를 모았다면 다음은 그들을 걸러내는 단계입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서류 스크리닝 설계: AI 평가 기준·루브릭과 공정성 리스크 관리'를 다루겠습니다. 전체 흐름은 시리즈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