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3

노코드로 첫 에이전트 만들기 — n8n·Dify

코드 없이 n8n·Dify 같은 도구로 목표·도구·규칙을 지정해 첫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다룹니다.

코드 없이도 에이전트는 만들어진다

2장에서 MCP가 AI를 도구에 꽂는 표준 콘센트라고 했습니다. 그 콘센트 덕분에, 이제 코드를 한 줄도 안 써도 에이전트를 만듭니다. 블록을 잇고 지시문을 적는 방식이라,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무엇을, 어떤 도구로, 어떤 규칙으로" 할지를 정해 주는 일에 가깝습니다. 엑셀에서 함수를 조합하는 감각과 비슷하죠.

대표 도구가 둘입니다. 성격이 꽤 다르니 하나씩 보겠습니다.

n8n — 자동화 엔진 위에 얹힌 에이전트

n8n은 원래 여러 앱을 잇는 오픈소스 자동화 엔진입니다. 1,400개가 넘는 앱·서비스 연동을 시각적 노드로 잇는 게 본업인데, 그 위에 'AI Agent 노드'가 얹히면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이 노드는 LLM에 메모리와 도구, 시스템 지시문을 묶어, 정해진 순서를 따르는 대신 상황을 보고 어떤 도구를 쓸지 스스로 정하고 일이 끝날 때까지 반복합니다. (출처: Hatchworks·Automation Atlas n8n 가이드 2026)

n8n은 셀프호스팅(Docker)으로 쓰면 워크플로우·실행·사용자 수 제한 없이 무료이고, 관리를 맡기는 클라우드는 Starter 월 24달러부터 시작합니다. 민감정보(개인정보·재무·내부문서)를 다루는 에이전트라면 데이터가 밖으로 안 나가는 셀프호스팅이 정석입니다. (출처: n8n Pricing 2026·Northflank)

Dify — 에이전트와 지식검색을 묶은 올인원

Dify는 2023년 LangGenius 팀이 만든 오픈소스 LLM 앱 플랫폼입니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지식 검색(RAG)을 한 곳에 묶어, 우리 문서·자료에 근거해 답하는 에이전트를 빠르게 만들어 바로 띄우기 좋습니다. 챗봇·워크플로우·에이전트 등 앱 유형을 고르고 800개가 넘는 플러그인을 붙이는 구조죠. GitHub 스타 13만 개, 운영 배포된 앱 100만 건 이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축입니다. (출처: ChatForest·ThePlanetTools Dify 리뷰 2026)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MCP 연동입니다. Dify는 만든 앱을 그대로 MCP 서버로 내보내 Claude Desktop·Cursor 같은 클라이언트가 쓰게 하고, 반대로 외부 MCP 서버를 에이전트에 붙이는 것도 됩니다. 2장에서 말한 표준 콘센트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첫 에이전트, 네 걸음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들어온 문의 메일을 분류해 요약해주는 에이전트"를 예로 네 걸음만 밟아 보겠습니다.

1. 목표 정하기

에이전트가 끝내야 할 일을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새 문의 메일을 읽고 환불·배송·기타로 분류해 요약본을 슬랙에 보낸다." 목표가 흐리면 뒤 단계가 전부 흔들리니, 여기서 한 문장을 또렷하게 잡는 게 먼저입니다.

2. 도구 붙이기

목표에 필요한 손발을 답니다. 이 경우엔 메일 읽기와 슬랙 보내기 둘이면 충분합니다. 목표에 없는 도구는 지금 붙이지 않습니다.

3. 행동 규칙·지시문

에이전트에게 어떻게 판단할지 알려주는 단계입니다. 이 예에선 이렇게 적습니다.

너는 고객 문의를 분류하는 에이전트다. 새 메일이 오면 내용을 읽고 '환불/배송/기타' 중 하나로 분류한 뒤, 3줄 요약과 함께 슬랙에 올려라. 개인정보(카드번호 등)는 요약에 넣지 마라. 애매하면 '기타'로 두고 사람에게 넘겨라.

4. 테스트

실제 메일 몇 개로 돌려 보고, 어긋나면 지시문을 고칩니다. 여기까지면 첫 에이전트가 완성됩니다. 사람은 아침에 슬랙에 쌓인 분류·요약만 훑으면 되죠.

지시문이 에이전트의 성격을 정한다

네 걸음 중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세 번째, 지시문입니다. 같은 도구라도 지시문이 두루뭉술하면 에이전트가 제멋대로 굽니다.

역할·기준·금지, 세 가지를 못 박는다

요령은 셋입니다. 역할을 못 박고("너는 분류 에이전트다"),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주고("환불은 '돈'과 '취소'가 같이 나오면"), 하지 말 것을 명시합니다("확실하지 않으면 '기타'로 분류하고 사람에게 넘겨라"). 셋을 한 문단에 욱여넣기보다, 줄을 나눠 또렷하게 적는 편이 낫습니다.

"모르면 사람에게" 한 줄의 힘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에이전트는 애매할 때 억지로 판단하다 사고를 냅니다. "모르면 사람에게"라는 한 줄이 그 사고를 막습니다. 이 장치를 더 촘촘하게 거는 방법은 7장 가드레일에서 따로 정리합니다.

n8n과 Dify, 언제 뭘 쓸까

성격이 다른 만큼, 만들려는 게 무엇이냐로 고르면 간단합니다.

n8n Dify
정체 오픈소스 자동화 엔진 + AI Agent 노드 오픈소스 LLM 앱·에이전트 빌더
강점 1,400+ 앱·DB 연동, 자동화 체인 에이전트+지식검색(RAG) 올인원
잘 맞는 경우 여러 도구를 오가는 업무 자동화 문서 기반 상담·검색 에이전트
진입 난이도 블록 조립에 약간 익숙해져야 만들어 바로 띄우기 쉬움
무료 시작 셀프호스팅 무제한 무료 클라우드 Sandbox 무료 + 셀프호스팅 무료

무료로 먼저 만들어 보기

기준은 단순합니다. 여러 앱을 엮는 업무 흐름이 핵심이면 n8n, 우리 문서·자료에 근거해 답하는 에이전트가 목표면 Dify로 시작하는 게 빠릅니다. 둘 다 무료로 손대 볼 수 있으니, 고민되면 만들려는 에이전트를 양쪽에 각각 얹어 보고 손에 맞는 쪽을 고르셔도 됩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하세요

한 가지만 당부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열 가지 도구를 물린 만능 에이전트를 노리지 마세요. 도구가 많아질수록 어디서 틀렸는지 찾기 어려워집니다.

도구는 하나씩 늘린다

목표 하나, 도구 한둘로 시작해 잘 도는 걸 확인한 뒤 넓혀 가는 게 안전합니다. 앞의 문의 분류 에이전트가 잘 돌면, 거기에 "자주 묻는 건 자동 답장 초안까지" 한 단계를 더 얹는 식으로요. 처음부터 완성형을 그리기보다, 도는 걸 하나 만들고 붙여 가는 편이 빠릅니다.

권한을 함부로 주지 않는다

검증 안 된 에이전트에 권한을 잔뜩 주면, 잘못된 행동이 사람 손을 안 거치고 퍼집니다. 처음엔 읽기 위주로 두고, 실제로 무언가를 보내거나 바꾸는 권한은 신중히 여는 게 좋습니다. 이 위험을 제대로 막는 안전장치는 7장에서 따로 다룹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노코드를 넘어, Claude Code로 에이전트를 코드처럼 짜서 자동화하는 법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