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기획서 초안을 AI로
보고서·기획서의 구조를 잡고 초안을 만든 뒤 스스로 다듬게 하는 문서 작성 워크플로우를 복붙 프롬프트와 함께 다룹니다.
빈 화면부터 채우려니 막힌다
3장에서 긴 문서를 빠르게 읽는 법을 봤습니다. 이번엔 반대로, 내가 문서를 써야 하는 쪽입니다. 보고서든 기획서든 제일 힘든 건 첫 문장입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커서만 깜빡이죠.
"다 써줘"가 실패하는 이유
그렇다고 AI에게 "이 보고서 다 써줘"라고 던지면, 어디서 본 듯한 뻔한 글이 나옵니다. 제목만 내 것이고 알맹이는 남의 글 같은, 그런 초안 말입니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시키는 순서입니다.
사람이 글 쓰는 순서를 그대로
잘 쓰는 사람은 본문부터 쓰지 않습니다. 뼈대를 세우고, 근거를 채우고, 마지막에 다듬습니다. 이 순서를 AI에게 그대로 밟게 하면 결과가 확 달라집니다.
이 장의 세 걸음
- 구조 목차부터 AI와 합의하기
- 초안 근거를 쥐여 준 채로 살 붙이기
- 다듬기 스스로 약한 곳을 찾아 고치게 하기
이 세 걸음을 순서대로 따라가 봅니다. 도구는 ChatGPT든 노션 AI든 상관없습니다. 원리가 같으니까요.
구조부터 잡고 시작하세요
빈 화면 문제의 절반은 목차에서 풀립니다. 본문 대신 뼈대를 먼저 AI에게 시키는 겁니다.
문서 유형마다 뼈대가 다르다
보고서, 기획서, 제안서는 독자도 목적도 다릅니다. 뼈대를 통째로 외우려 하지 말고, 유형에 맞는 틀을 AI에게 요청하는 편이 빠릅니다.
| 문서 유형 | 읽는 사람 | 뼈대(예) |
|---|---|---|
| 보고서 | 상사·경영진 | 현황 → 문제 → 대안 비교 → 권고안 → 리스크·일정 |
| 기획서 | 팀·의사결정자 | 배경 → 목표 → 핵심 아이디어 → 실행안 → 기대효과 |
| 제안서 | 고객·외부 | 상대 문제 → 우리 해법 → 차별점 → 도입 절차 → 비용·일정 |
목차부터 요청하기
이런 주제로 [대상]에게 낼 [보고서/기획서/제안서]를 쓰려고 해. 본문 말고 목차부터 잡아줘. 각 꼭지에 무슨 내용이 들어갈지 한 줄씩만 붙여서.
이렇게 시키면 위 표 같은 뼈대가 돌아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글을 요구할 때와 달리, 목차를 먼저 합의하면 한참 쓴 뒤에 방향이 통째로 어긋나는 사고를 막습니다.
뼈대를 내 손으로 손보기
돌아온 목차가 정답은 아닙니다. "3번과 4번 순서를 바꿔줘", "리스크는 각 대안 안으로 넣어줘"처럼 손봅니다. 이 단계에서 목차가 손에 잡히면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왜 목차가 반이나 되나
뼈대가 서면 그다음은 살 붙이는 일만 남습니다. 막막함이 "어디서부터?"에서 "이 꼭지엔 뭘 넣지?"로 줄어드는 거죠. 훨씬 대답하기 쉬운 질문입니다.
근거를 쥐여 줘야 초안이 산다
초안의 질은 프롬프트를 얼마나 화려하게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함께 주느냐에서 갈립니다.
앞 장의 기록이 여기서 값을 한다
여기서 2·3장이 이어집니다. 2장에서 뽑은 회의록, 3장에서 요약한 자료를 그대로 붙여 주는 겁니다. 회의와 문서를 평소에 붙잡아 두는 일이 결국 이 순간 값을 합니다.
근거를 붙인 초안 요청
아래 회의록과 자료를 근거로, 위 목차의 2번 꼭지 초안을 써줘. 자료에 없는 수치나 주장은 지어내지 말고, 근거가 부족한 부분은 '확인 필요'로 표시해줘.
있는 것만 쓰게, 없는 건 지어내지 않게
이 프롬프트에서 진짜 중요한 건 뒷문장입니다. "자료에 없는 건 지어내지 마"라고 못 박아야 AI가 그럴듯한 거짓 수치를 넣지 않습니다. 근거가 빈 곳은 '확인 필요'로 남겨 두게 하면, 나중에 내가 채울 자리가 눈에 보입니다.
맹탕과 실물의 차이
- 근거 없이 쓸 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어디에도 쓸 수 있는 맹탕 문장
- 회의록을 붙였을 때 "지난 회의에서 확정된 3분기 목표에 따르면…"처럼 우리 상황에 딱 붙는 문장
같은 AI, 같은 요청인데 결과가 다릅니다. 근거를 손에 쥐여 준 것 하나 차이입니다.
스스로 다듬게 한 번 더
초안이 나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AI에게 자기 글을 스스로 검토시키면 한 바퀴에 확 좋아집니다.
약한 곳을 직접 짚게 하기
이 초안에서 약한 부분 3곳을 지적하고, 각각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고쳐줘. 근거가 부실한 주장, 논리 비약, 늘어지는 문단을 우선으로.
"고쳐줘"만 시키면 뭉뚱그려 손보지만, "약한 곳 3곳을 먼저 짚으라"고 하면 문제를 진단한 뒤 고칩니다. 사람이 초고를 검토하는 순서와 같죠.
메시지 하나에 문단 하나
방금 초안을 '한 문단에 한 가지 메시지' 기준으로 다시 봐줘. 두 가지가 섞인 문단은 나누고, 군더더기 문장은 빼줘.
대상과 톤에 맞추기
대상을 바꿔 한 번 더 시키면 톤이 잡힙니다. 경영진용이면 "결론부터, 근거는 뒤에"로, 고객용이면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서". 같은 초안이라도 읽는 사람이 달라지면 앞부분 배치와 어휘가 바뀝니다.
쓰기와 다듬기를 나누는 이유
한 프롬프트에서 쓰고 다듬기를 동시에 시키면 둘 다 어정쩡해집니다. 초안은 초안대로, 검토는 검토대로 분리해 시키는 게 매번 더 나은 결과를 냅니다.
흔히 놓치는 것
한 가지만 주의하세요. AI가 다듬는다고 사실까지 검증해 주지는 않습니다.
사실 검증은 사람 몫
숫자, 고유명사, 인용은 사람이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그럴듯하지만 출처가 없는 문장이 제일 위험합니다. AI는 빈칸을 자연스러운 말로 메우는 데 능하거든요.
검증할 곳을 먼저 뽑게 하기
이 문서에서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확인이 필요한 문장만 따로 뽑아 목록으로 만들어줘.
검증할 지점을 AI가 먼저 짚어 주니, 전체를 다시 읽는 대신 그 목록만 확인하면 됩니다.
순서가 전부다
정리하면 목차 → 근거 붙인 초안 → 다듬기, 이 세 걸음입니다. 처음 한두 번만 손에 익히면, 다음부터는 같은 틀에 주제만 갈아 끼우면 됩니다. 자주 쓰는 검증·다듬기 프롬프트는 8장에 모아 두었으니 필요할 때 꺼내 쓰세요.
다음 챕터에서는 노션 AI로 지식을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자동으로 채우는 법, 그리고 자주 쓰는 지식 정리 프롬프트를 만드는 법을 다루겠습니다.
